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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사생활/가슴뛰는 일상

그녀의 삶에 스며들기

by 보통남자 개똥이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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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끝난 짝사랑이 기억 저멀리 희미해질 무렵, 나는 그녀에게 다시 빠져들고 있었다.

2021.06.19 - [그 남자의 사생활/가슴뛰는 일상] - 순수하거나 혹은 찌질하거나

오랜 시간을 돌고돌아 다시 마주한 그녀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었다.
나의 마음을 숨긴채 우리가 함께 속한 모임에서 그녀와 편한 관계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나의 세포는 그녀에게 민감하게 반응하여, 그녀가 원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녀에게 물이 필요해보이면 슬그머니 일어나 물을 찾아서 앞에 가져다두었고, 나의 보금자리에서 모임이 열린 밤 그녀가 먹고 싶은 감자전을 재빨리 만들어오기도 했다.
마음을 숨기려고 했지만, 주변에서는 서서히 눈치를 채고 있었다.
자칭 눈치가 빠른 그녀만 모른채 세월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30대의 나는 마냥 불같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고, 나의 마음에 확신을 가지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또 몇년의 시간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 나의 흔들리는 마음에 불씨를 당긴건 의외로 그녀였다.

열심히 살던 30대의 커리어를 축하해주기 위해 그녀가 밥을 사주었고, 30대의 첫사랑은 고깃집의 숯불처럼 달아오르고 있었다.
소고기를 사주는 아름다운 그녀에게 어찌 빠지지 않겠는가?

그날 이후, 나는 다시 용기를 내어 그녀와 약속을 만들기 시작했다.

괜한 핑계를 만들어 같이 뮤지컬을 보러갔고, 맛있는 맛집으로 데려갔다.
30대 중반의 나는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그녀의 삶에 녹아들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의 삶에 녹아들던 여름날, 다시 시기가 왔다.
정겨운 분위기의 막걸리집에서 그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는 니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오고 있었어.
나에게는 둘이서 함께하는 이 시간이 행복해.
이 시간이 너에겐 어떤 의미니?

30대의 짝사랑이 그렇게 끝이 날 것인가?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될 것인가?

여름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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